고대의 언어학
고대인들에게 언어는 종교나 철학적 사색에 바탕을 두면서 관심도가 높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종교 또는 철학의 역할이 컸던 고대 사회에서 언어는 당시 사회의 필요성에 따라 경전 언어의 비중이 높았고 이를 보존하기위해 언어를 활용했습니다. 그 예로 고대 인도의 경전어 산스크리트를 들 수 있습니다. 산스크리트어로 그들의 종교와 철학적 사색을 담은 기록을 남겨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는 것입니다.
고대 그리스인들의 경우 철학적 사색에 많은 중점을 두고 언어를 사용했는데 당시 언어에 대한 관심이 말소리와 뜻의 관계가 논리적 필연성인지 아니면 자의적인 우연성인지에 대한 논의로 번지며 발전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문법 범주와 문장 구성의 원리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을 거듭했으며 이는 로마 시대와 중세를 거치는 규범문법 연구로 이어졌습니다.
19세기 비교언어학
비교언어학은 동일한 기원을 가진 언어들의 관계와 시간이 지나며 발생하는 언어의 변화를 다루는 학문으로 역사언어학의 한 분야로 알려졌습니다. 언어는 변화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에 역사언어학에서는 공통의 조어에서 파생된 여러 계통의 언어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고대의 조어를 재구성하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서 파생된 언어들을 통틀어 한 어족으로 이르며 어족이 여러 개의 어파로 나뉘게 되는 다방면의 언어 계통을 정립해가면서 비교 방법을 적용한 것이 곧 비교언어학입니다. 비교 방법은 규칙적인 음운과 어휘 등의 대응을 통해 어떻게 언어들이 갈라져 생겼는지 되짚어 연구하는 방법으로 그 역사가 매우 깊으며 언어학의 시작은 역사언어학으로 시작되었다는 주장이 많은 언어학자에 의해 인정받고 있습니다.
비교언어학의 역사
1) 초기: 윌리엄 존스와 프란츠 보프
비교언어학은 18세기 독일의 브란츠 보프(Franz Bopp, 1791-1867)에 의해 창시되었으며 초기에는 주로 언어 간의 문법 요소 비교를 주로 연구하여 비교문법이라고 불리기도 했습니다. 브란츠 보프보다 약 50년 앞선 시기에 살았던 영국의 윌리엄 존스(William Jones, 1746-1794)는 산스크리트어와 그리스어, 라틴어, 고트어, 켈트어 등의 밀접한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이들 언어가 한 언어로부터 파생된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는데 당시에는 학문의 영역으로 인정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존스의 주장에 보프가 보완한 언어자료 연구가 더해져 독자적인 연구 대상으로 정립되게 된 것입니다.
2) 발전기: 아우구스트 슐라이허
생물을 분류하는 방법 중 계통수(동물이나 식물의 진화과정을 수목의 줄기와 가지의 관계로 나타낸 것)에 따라 어족으로 묶어 분류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아우구스트 슐라이허(August Schleicher, 1821-1868)는 이처럼 생물을 분류하듯 언어를 분류했고 찰스 다윈의 진화론에 영향을 받아 발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언어가 독립적인 유기체의 하나이며 일반적 진화 법칙에 따라 발생한 언어가 다른 언어를 파생시키고 파생된 언어가 이전 언어를 대체하며 세대가 변한다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마치 인간에게 계보가 존재하듯 언어도 계통수를 가진다는 논리로서 언어가 진화를 거듭하는 하나의 유기체로서의 특별한 위치를 알리게 되었습니다.
3) 헤르만 파울
비교언어학(역사언어학)을 현재의 수준으로 끌어올린 것은 헤르만 파울(Herman Paul, 1846-1921)로, 음운변화를 다루는 절대적이고 일관성이 있는 규칙이 있음을 주장했습니다. 이는 1870년대 독일의 라이프치히 대학을 중심으로 젊은 세대 학자들의 보수 사상에 대한 도전으로 시작되었으며 이때 사용된 "젊은이"라는 표현을 받아들이면서 젊은이 문법학파라는 집단입니다. 헤르만 파울이 바로 젊은이 문법학파 출신입니다. 언어학에서는 이 명칭을 현재까지 공식 명칭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20세기 구조주의 언어학
구조주의 언어학의 시대라 일컫는 20세기에는 '언어 체계'에 관심을 가지고 언어를 연구하며 구체적인 언어 사실 속에서 구조적 질서를 찾아내는 학문으로 발전했습니다. 구조주의는 스위스의 페르디낭 드 소쉬르에 의해 제시되었으며 그의 강의 노트에 기초한 '일반 언어학 강의'는 1916년 출판된 이래 언어학과 20세기 사상에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언어는 하나의 체계이며 언어를 분류해 개개의 사실을 고립시키는 것이 아닌 체계로서 연구되어야 합니다. 언어는 곧 기호 체계이며 기호는 뜻과 말소리를 결합한 것이고 이들의 관계는 자의적인 것으로 소쉬르는 정의했습니다. 구조주의 언어학은 유럽과 미국에서 동시에 발전했지만 상호 교류는 거의 없었으며 유럽의 구조주의 언어학은 소쉬르에 의해 영향을 받았습니다.
유럽의 구조주의 언어학
1) 제네바학파
소쉬르의 견해를 계승해 고전적 구조주의를 주장했습니다.
2) 프라하학파
구체적 언어 사실에 관점을 가진 기능주의로서 보편적이고 타당한 변별 자질들을 체계적으로 기술하였으며 대표적인 언어학자로 로만 야콥슨(Roman Jakobson, 1896-1982)이 있습니다.
3) 코펜하겐학파
기호 논리학에 바탕을 둔 언어기호의 일반 이론을 구축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미국의 구조주의 언어학
기술언어학이라고도 불리며 에드워드 사피어(Edward Sapir, 1884-1939)에 의해 언어 구조 유형을 탐구하기 시작해 레너드 블룸필드(Leonard Bloomfield, 1889-1947)에 의해 확립되었습니다. 아메리카 토착민들의 문화를 연구하며 시작한 기술언어학은 언어 자료를 관찰하고 분석해 기술하는 귀납적이고 객관적인 방법론을 성립하였지만 언어의 본질을 연구하는데 한계를 보입니다.
이후 1957년 에이브럼 놈 촘스키(Avram Noam Chomsky, 1928~)에 의해 기술언어학의 한계를 극복하며 변형생성문법 이론을 제시하면서 현대 언어학의 발전에 박차를 가하게 됩니다. 변형생성문법은 그가 출판한 통사 구조라는 책에서 처음 제안된 언어 이론으로서 언어의 언어능력을 설명하기 위해 문장구조의 적격성을 설명하고 정확한 문장의 의미를 해석하려 했으며 가설과 검증, 수리와 논리에 입각한 방법을 도입합니다. 촘스키의 이론은 언어학에 혁신을 불러일으키게 되었고 다른 이론에 비해 설득력 있으며 영향력 있는 이론으로 발전하였습니다. 언어과학의 분야 외에도 인간의 마음을 해명하려는 인지과학과 같은 다른 학문의 형성과 발전에도 크게 기여하게 됩니다.
한국 언어학의 시초
우리 조상들의 언어학에 대한 관심을 살펴보면 주로 표기법 문제에서 시작됩니다. 삼국시대에 시작된 이 고민은 조선시대 훈민정음에 이르러 독창적이고 과학적인 문자를 창제하게 되었습니다. 훈민정음은 체계적인 음운 이론을 바탕으로 자음과 모음을 갖춘 문자를 만들어 냈습니다. 2011년 미국의 언어학자 마거릿 토마스 교수의 저서 '언어와 언어학을 빛낸 50인의 사상가'에 세종대왕이 포함되어있다는 것은 우리의 언어학이 매우 탁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세종대왕 이후에도 많은 학자의 연구가 이어졌으며 특히 주시경(1876-1914) 선생에 이르러 국어문법이라는 우리말 연구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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